필자의 세무사 합격 점수. 보시면 알겠지만 회계학 1부 점수가 높다.

이제 드디어 합격 수기를 쓰기로 한다.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작성하게 되었다.
유예를 평균 1점차로 불합격하고 소위 3차로 세무사 시험을 준비한 해에는 1차와 2차를 모두 합격해야 했기에 시간 안배가 중요했다.
(참고로 필자는 3차로 합격한 해에 남은 학점을 수강하기 위해 1학기 때 학교도 다녔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무난하게 공부하지 않았나 싶다. 1차(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평균 70후반 정도)와 2차 모두(60점대 극초반) 여유있게 합격했다.

<1차>
최종 합격은 2차 합격이었기에 1차(보통 4월말에 있음)를 대비한 공부는 3월 중순부터 시작했다.
즉, 이 말은 회계, 세법을 위주로 해서(재무회계, 원가회계, 세무회계) 연습서(2차 주관식 대비)를 1차 직전까지도 놓지 않았다는 것이고 실제로 1차 합격한 이후에도 2차 공부로 넘어가는 게 수월했다.
사실, 연습서로 제대로 2차를 준비한 사람이라면 1차 객관식은 유형만 달라진 거지 쉽게 해결이 가능하다.
한편 필자는 1차 합격 전까지는 세법학은 전혀 공부하지 않았다.(계산문제 연습에 집중했고 재무회계, 원가회계, 세무회계 연습서 하나를 반복해서 풀었다.)
* 어느 강사의 교재로 공부했냐는 중요하지 않다. 메인 강사라고 하면 실력은 수험시장에서 어느 정도 입증된 것이다.
자신과 합이 잘 맞는 강사면 최고고 그 강사의 교재를 5회독 이상 돌려야 한다.

재정학, 선택과목(필자의 경우 민법을 선택함)도 3월 초중순부터 준비했다. 재정학의 경우 충실히 대비해둬야 한다.(더이상 전략과목이 아님)

필자가 최종합격한 해의 1차 시험은 회계 과락이 많았다. 실제 필자의 1차 시험 회계 점수도 좋지 않았다.(2차 때는 79점이었지만 1차 때는 50점 중후반이었던 것으로 기억)
필자가 합격한 해 말고도 1차 때는 실제로 회계에서 과락이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무리 전략적으로 준비하더라도 중급회계(상)만큼은 충실히 준비하고 계산 문제에도 어느 정도 대비되어 있어야 한다.

 

<2차>
# 세법학에 관하여
보통 세법학에서 고전한다고 하지만 사실 그것보다는 재무회계, 원가회계, 세무회계의 계산문제에 얼마나 잘 대비되어있느냐가 관건이다.
세법학은 사실 세무회계를 잘하면 40~50% 이상 커버도 가능하다. 세법학의 50%는 계산문제(세무회계)에 나오지 않는 파트이지만 엄청난 양은 아니다.(조세특례제한법은 양이 많고 논리의 일관성이 떨어져서 중요한 거 위주로 보긴 해야 하지만)  
* 세무회계로 커버가 안되는 세법학: 국세기본법, 상증세(회계사 시험에는 계산문제로도 나오지만 세무사 시험에서는 출제 거의 X), 개별소비세, 지방세, 조세특례제한법

 

따라서
1. 글쓰기가 어느 정도 되고(소위 썰푸는 능력이라고 한다.)
2. 암기력이 평균 이상이라면
2차를 처음으로 치른다 할지라도 1차 시험이 끝난 후 3개월 정도의 기간만 준비하면(보통 2차가 7월 말, 8월 초이기 때문에 1차와 2차의 텀이 3개월 정도 된다.) 과락은 충분히 피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3차 때 세법학을 1차 시험이 끝난 다음부터 준비했다.(필자는 1차를 무조건 합격하는 것과 2차에서 계산문제를 잘 푸는 것에 집중했다.) 다만, 세법학 교재를 바꾸지 않았다.

보통 세무사 수험생 중에 세법학에서 과락이 나오면 강사탓, 교재탓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시 말하지만 강사가 문제가 아니고 교재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바로 나 자신이다.

세법학 교재를 바꾸지 않은 덕분에 1차 시험 이후 1회독만 했을 뿐인데 전년도에 암기했던 것이 거의 다 되살아났다. 시험 1달 반~2달 전에 2~3회독 정도를 한 것 같은데 더 이상 세법학 공부를 할 필요를 못 느꼈다.(조특법을 전부다 보진 않았지만 강사가 언급한 건 거진 다 보려고 했던 것 같다.)

계산 문제도 충분히 대비가 되었었고 세법학도 자신감이 붙었기에(학원 모의고사에서 2~3등도 몇 번 함) 필자는 사실상 2차 시험 45일 전에 시험을 어서 보고 싶었다.


# 2차 시험에 관한 일반적인 조언
- 2차 시험에서 평락을 피하고 싶다면 회계학 1부(재무, 원가)에서 고득점을 받아야 한다. 필자는 합격한 해에 보시다시피 79점을 획득했다.

2차에서 가장 잘해야 되는 과목은 세무회계다. 세무회계를 잘하면 세법학도 잘할 수 있고 세무회계 과락장에서도 절대적으로 평정심을 유지하며 최종합격에 이를 수 있다.
실제 필자가 합격한 해는 세무회계 과락장이었지만 필자는 여유있게 40점을 넘겼다.(53점 획득) 

가장 에너지를 덜 써야 하는 과목은 세법학이다. 세법학에 함몰된 채 계산 문제를 푸는 데(재무회계, 원가회계, 세무회계) 들이는 노력을 소홀히 한다면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세무회계 과락장에 걸리거나 회계학 1부(재무회계, 원가회계)에서 50점~60점 정도의 낮은 점수대를 받게 되면서 평락장에 걸리게 된다.
(평락장: 2차 4과목 모두 과락은 피했으나 합격자 평균 커트라인에 미치지 못해 떨어지는 것)
* 참고로 필자는 1차 시험 이후 세법학에 50%, 나머지 계산 과목에 50% 정도 시간을 투자하면서 꾸준히 공부했다.

# 스터디에 관하여
필자는 3차 공부하는 내내 스터디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스터디를 직접 만들어 운영했고 1시간 30분짜리 2차 시험을 1시간 15분만에 풀기 연습을 했다.
스터디는 지치는 수험 기간 동안 자극과 힘이 된다.

# 운동에 관하여

무조건 해라. 세법학에 힘 좀 덜 쓰고 체력학에 힘 좀 써야 한다.

# 여자친구(남자친구)에 관하여
공부에 도움이 되는 여자친구(남자친구)는 OK, 아니면 OUT

 

 

필자는 유예를 평균 1점차로 떨어졌다.

 

2차를 합격하기 위해서도 일정한 기준이 필요한데
2차 4과목 중 단 1과목에서도 40점 미만의 점수가 나오면 안 된다.(과락)
4과목 모두가 40점 이상이라면 그 다음부터는 점수 순으로 줄 세우기이다.(평락)

 

필자는 4과목 모두가 40점 이상이긴 했으나 총점 4점, 즉 평균 1점 차이로 불합격하였다.

(2014년도 합격 커트라인: 총점 189점)

 

 

2014년도 세무사 2차 시험 필자의 점수.. 평균 1점(총점 4점)차 불합격이다.

 

필자의 공부 과정을 간단하게 회상해 보면 다음과 같다.

동차가 끝나고 2학기를 복학해서 학교에 다니고 애인도 사귀게 되었다.
물론 중간 중간 강의도 듣고 2차를 대비해서 공부도 하기는 했지만 그리 열심히 대비하지는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공부한건 2월부터였다. 2월이면 8월 초에 있었던 2차 시험까지 사실상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당연히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했다.
뭐 하나 제대로 되어있는 게 없었다.(1차를 단기에 합격했고 회계, 세법에 대한 기초를 충분히 다지지 못함)
거기에다가 필자는 애인과 헤어진 뒤 유예 기간 내내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공부를 했다.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다.
(몸이 너무 피곤해서 9시쯤 도서관에 가서 피로감과 싸우며 공부하다가 2~3시쯤 집에 온 적도 있었다.)

 

2차 세무사 시험 과목은 총 4과목으로
[회계학 1부] 재무, 원가 서술형 문제
[회계학 2부] 세무회계(세법 계산형 문제, 세법을 수리적으로 접근)- 법인세, 소득세, 부가세 계산 문제
(회계사 시험과는 달리 상속세/증여세(상증세)는 거의 출제되지 않는다고 보면 됨)
[세법학 1부] 세법학(세법 논술형 문제, 세법을 법학적으로 접근)- 국세기본법, 법인세법, 소득세법, 상증세/증여세법(상증세법)
[세법학 2부] 세법학(세법 논술형 문제, 세법을 법학적으로 접근)- 부가가치세법, 개별소비세법, 지방세법, 조세특례제한법

이다.

 

필자는 일단 회계가 잘 안되어 있었고 세법 계산 문제에도 대비가 많이 안되어 있었다.
불면증 때문에 컨디션 난조에도 계속 시달리었다.
(다행히 필자는 법학 공부를 이전에 해본 적이 있고 전공이 정치외교학과였기 때문에 세법학 공부(논술)는 상대적으로 수월하였다.)

 

집중적으로 공부할 시간이 6개월로 비교적 짧았던 수험 기간이었고 그 6개월도 제대로 활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건강 문제)

 

따라서 역시 1차와 마찬가지로 2차도 전략적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재무는 중급회계(상)은 전체적으로 다 공부하되 중급회계(하)는 나올만한 주제 위주로 선택적으로 공부하였다.
원가도 자주 나오는 토픽 위주로 공부하되 잘 나오지 않는 부분은 과감하게 배제하였다.
공부 시간은 주로 세무회계에 투입되었다.
세무회계는 예전과는 달리 소득세와 부가세 위주로 했다가는 과락이 나오기 쉽상이었기 때문에 법인세까지 전체적으로 커버하였다.
세법학은 강사의 교재로 나올만한 주제로 대비하되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결국은 평균 1점차 평락이었다.
원인은 당연히 공부 시간 부족이었다.

 

2차 시험의 성패는
첫째, 과락을 피해서 줄세우기하는 대열에 들어가는 게 가장 먼저이고
둘째, 평균을 끌어올려서 줄세우기 라인에서 합격 커트라인에 들어가는 것이다.

과락은 주로 세무회계 혹은 세법학에서 나온다. 예전에는 세법학에서 과락이 주로 나왔는데 요새는 세법학 채점 기준에 대한 공정성 시비를 피하고자 계산 과목인 세무회계에서 과락을 발생시키는 경우가 종종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결국은 과락을 피한다는 건 세법의 기초를 튼튼히 하는 것이다. 사실 세무사가 세법을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아무리 수험 세법이라도 말이다.

 

평균을 끌어올려서 평락을 피하는 것은 회계학 1부(재무, 원가) 과목에서 고득점을 하는 것이 가장 유효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도 합격한 3차 시절에 회계학 1부에서 79점을 획득했었다.
사실상 2차에서는 회계학 1부가 점수밭이다.

 

 

필자는 세무사 시험에 2015년도 합격했고 실제 공부 기간은 2년 정도가 된다.

(기간 자체는 3년이었지만 실제 공부한 시간 기준)
전체적으로 요약하자면 '천천히 서둘러라'이다.

별로 무리하지 않으면서 꾸준히 공부했고 여유있게 최종 합격까지 이르게 되었다.

 

(동차 때)
1차를 10개월 만에 붙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과외 알바로 스스로 돈을 벌면서 말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뿌듯한 일이라고 생각한다.(필자의 전공은 참고로 사회과학이며 세무사 공부 시작할 때 회계원리부터 시작했다.)
하루 5~6시간 정도 꾸준히 공부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고 주말에는 조금씩 쉬면서 공부했다.

세무사 1차는 이토록 전략적으로 공부하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종 합격은 1차 합격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동차 때 당연히 2차 합격은 하지 못했다.(필자는 유예 때까지 학교를 다니고 알바를 병행하면서 공부했다. 최종 합격은 3차 때 하게 되었다.)

 

따라서 동차 때 공부는 1차 단기 합격 수기에 한정해서 이야기하겠다.

세무사 1차 시험 과목은
회계, 세법, 재정학, 선택과목(상법, 민법, 행정소송법 중 한 과목)이다.
합격의 기준은
1) 4과목 모두가 40점 이상이 되어야 하며(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을 과락이라고 함)
2) 4과목의 평균이 60점 이상이 되어야 한다.(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을 평락이라고 함)

즉, 과락과 평락을 피하면 세무사 1차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

 

따라서 세무사 1차 시험의 관건은 과락과 평락을 효과적으로 피하는 것인데
그것은 바로 회계, 세법에서 과락을 면하고 재정학과 선택과목으로 평락을 방어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전략은 재정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더 이상 고득점을 통해 평락을 방어하기 힘든 과목이 되고 있기 때문에
유효한 전략이 아니다라는 의견들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학은 회계, 세법에 비해 분명히 공부의 절대량이 적은 게 사실이고
적어도 미시경제학에서라도 베이스가 있는 사람은 필자의 경험상 충분히 재정학에서 고득점을 할 수 있다.
(휘발성 자체도 회계, 세법에 비해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작다.)
따라서 회계, 세법에서 과락을 면하고 재정학과 선택과목에서 평락을 방어하는 것이 단기로 1차를 합격하기 위한 전략으로서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이러한 전략에 근거해서
회계, 세법이 제대로 공부가 안 되어 있는 상태였지만 회계, 세법은 겨우 과락을 면하는 수준에서 점수를 획득하고
재정학과 민법에서 고득점을 함으로써 단기간에 1차 합격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1차를 단기에 합격한 건 다음과 같은 단점이 있었다.
첫째, 자만심이었다.

둘째, 세무사 최종 합격을 위해서는 결국은 회계, 세법을 잘하는 것이 중요한데 1차 합격만을 위해 달려가다 보니 기초를 다지기 어려웠다. 

동차 불합격은 당연한 것이었으나 유예 공부까지 충실하게 대비하지 못함으로써(물론 건강문제가 겹치기도 했지만)
평균 1점 차이로 떨어지고 결과적으로는 3차로 최종합격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향상된다든지 2차를 빨리 경험할 수 있다든지 장점들도 있었던 것 같다.

 

다음 회에서는 유예 때 공부를 어떻게 했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겠다.(유예 때 공부는 실패담에 가깝다.)

필자가 모 (하위권?) 대기업에 입사한지도 이제 100일 정도가 되었다.

 

공기업은 신입으로 입사했었지만(공기업은 사기업보다 경력 인정 잘 안해주는 경향이 있는듯) 대기업은 여태까지의 경력을 조각모음해서 경력직(대리 1년차 입사/2년차 연봉 인정)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경력직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들어오게 된 과정에 대해서 조금 말해보려고 한다.

필자는 헤드헌터를 통해서 들어오게 되었는데 공사 퇴사를 4월에 해서 9월 초에 모 대기업에 입사했다. 그런데 사실 구직 기간은 그보다 길었다. 1~2월부터 면접을 보기 시작했으니까 사실상 구직기간이 8개월 정도 된 것 같다.

 

필자가 대기업 경력직 입사에 매우 애를 먹었던건 경력 관리가 엉망으로 되었기 때문이다. 세무법인, 회계법인, 공기업 등(근무세무사를 하다가 공기업 입사하기 전 또 한 번의 이직이 있긴 했다.) 한 곳에 안착하지 못하고 방황에 방황을 계속 거듭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잦은 이직에 대해 회사의 인사담당자는 절대 곱게 보지 않았다. 서류 합격은 곧잘 되었지만 1차 면접에서 항상 고배를 마셨다. 필자가 최종 면접에 올라간 곳은 딱 2곳 밖에 없으며 그 중에 한 곳이 현재 다니는 회사이다.

 

나에게 만약 세무사 자격증이 없었다면? 절대로 회계, 세무 직군의 경력직으로 입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필자의 나이가 30초중반이니 신입으로 입사하는 것도 애매하다.

세무사 혹은 회계사 자격증은 이토록 강력하다.(물론 필자의 학벌이 나쁘지 않은 것도 어느 정도는 작용했다. 이것은 헤드헌터의 말이다.) 취업하기 어려운 시대에 잦은 이직으로 인한 디메릿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경력직을 뚫게 되었다. 이렇듯 기업을 넘나들며 근무할 수 있는게 자격증의 힘이다.

 

* 요새같이 취업하기 어려운 시대에 고학벌 vs 세무사 자격증.. 어떤 게 취업이 유리할까? 당연히 세무사 자격증이 훨씬 유리하다. 고학벌은 '이왕이면 다홍치마' 수준으로 보면 된다. 즉, 모든 지원자가 세무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했을 때 고학벌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둘이 맡붙었을 때에는 세무사 자격증이 취업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 

 

대기업에 입사하지는 100일 정도(4개월 차)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할 말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그간 느꼈던 부분을 정리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급여

필자는 하위권 대기업에 입사했고 몇 년째 적자 상태에 놓여 있는 곳에 들어왔기 때문에 성과급을 크게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올해는 흑자를 예상한다고는 하지만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성과급을 아예 배제한다고 할지라도 영끌해서(영혼까지 끌어모은다고 했을 때) - 연장수당, 명절보너스 및 각종 복지 수당 - 남자 혼자 충분히 먹고 살  정도는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2. 근무강도

세다. 필자가 세무사 합격한 이래 가장 강도있게 일한 곳이 이 곳 같다. 입사 2달 차(부가세 신고기간)에는 24일 동안 하루밖에 제대로 쉬지 못했고 신고기간이었던 주에는 새벽 3시, 4시, 5시 퇴근.. 이런 식으로 근무했다. 바빠서 찜질방에서 이틀이나 잤으면 말 다한거 아닌가?

 

3. 자기개발

분명히 도움이 된다. 회계, 세무 이슈가 굉장히 다양하다.(필자는 그러한 다양한 소재들을 이 티스토리 안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몇 년 후 회사를 나와서 개업을 하지 않고 향후 이직을 다시 한다고 해도 대기업에서의 커리어는 강력한 스프링보드가 된다.(근무세무사는 커리어를 소개할 수 있는 스토리가 비교적 빈약하다고 볼 수 있다.) 

 

4. 개업과의 연관성

개업은 사실상 영업력이다. 개업을 위해서는 근무세무사를 오랫동안 하는 게 차라리 낫다.

 

5. 인간관계

회사 생활이다. 겸손한 마음으로 내가 노력해야지 직장생활도 롱런할 수 있다. 한편 대기업 재직자들이 공기업 재직자들보다 드세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다 많은 수양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다음 5편에서는 필자가 세무/회계 법인에서 공기업 및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경험했던 중소기업(근로소득자로 근무하기도 했었고 프리랜서도 근무하기도 했었던..)에 있었던 이야기로 세무사 진로편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필자는 세무법인과 (영세한) 회계법인에서 수습세무사와 근무세무사 시절을 보내면서 방황을 많이 했다.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모 공사에 합격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1년 4개월 정도 근무를 한 경험이 있다.

필자가 합격한 모 공사의 경쟁률은 일반사무직 기준으로 500:1이었다. 4명을 뽑는데 2,000명이 넘는 인원이 지원했다.
그러나 필자가 응시한 세무직은 경쟁률이 표면적으로는 6:1(이것도 500:1에 비하면 엄청 낮은 거 아닌가?), 실제로는 2~3:1 정도가 되었다.
세무사 자격증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나 응시할 수 없기에 이토록 경쟁률이 낮았다. 이게 바로 자격증의 힘이다.
* 더군다나 사원 직급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경력이 있는 세무사들에게는 매력도가 조금은 떨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 필자는 더군다나 면접자 중에 유일한 남성이었기 때문에 최종 2명을 뽑는 경쟁에서 성비상의 비교우위가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든다.

필자가 공기업에 1년 4개월을 다니고 느낀 바는 다음과 같다.
(장점) 
1) 안정성. 정말 안정적이다. 준공무원이라고 보면 된다. 왠만하면 잘리지 않는다.
2) 어느 정도의 급여. 필자가 합격한 곳은 '공사'중 하나여서 그런지 2년 정도 다니면 연봉 5천 정도는 보장이 되는 곳이었다.
3) 평화로운 사람들. 필자는 현재 대기업에 다니고 있지만 공기업에 있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성정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성품 자체가 괜찮은 사람들이 많다.
4) 어느 정도의 워라벨(새벽까지 근무하는 일은 없다고 보면 된다. 필자는 그 바쁘다는 재무팀에 있었어도 11시 이후 근무나 새벽 근무를 거의 해본 적이 없다.
과장 정도(7~8년차) 달면 거의 칼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단점)
1) 자기개발 안 됨. 이건 정말 너무 크다. 일이 너무 단순한 게 많고(회의 자료 작성 등) 일 자체가 너무 요식행위인 게 많다.(이건 직급이 낮고 높고의 문제가 아니다.)
2) 안정성에 취해 인생 자체가 안주해버리는 인생이 된다.(물론 욕심 없으면 공기업은 정말 최고인 것 같다...)

솔직히 단점에 비해 장점이 더 많은 게 공기업인 것 같다. 하지만 필자는 그 좋다는 회사를 1년 반도 안 돼 때려치웠다.
내 자신이 너무 정체되는 느낌이었다. 너무 답답했다. 마치 새장 안에 갇힌 새같았다.

욕심이 없는 세무사라면 추천할 만한 진로가 공기업이다. 다만, 커리어는 포기하라. 하지만 당신이 세무사라면 남들보다 아주 쉽게 공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 길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일단 근무세무사는 수습세무사의 연장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급여가 어느 정도 정상화된다고 보면 되는데 사실 중소기업 혹은 그보다 못한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어느 정도냐면 보통 연봉에는 퇴직금은 제외하고 이야기하기 마련인데 퇴직금 포함 3,000만원, 이런 식으로 연봉을 책정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역시나 개업 목표가 뚜렷하지 않고 당장의 보상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근무세무사 시절도 굉장히 견디기 어려운 시간들이 될 수 있다.

일은 크게 수습세무사와 다르지 않다.(6개월간 노예로 일하면서 빡세게 배웠으니 아무래도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으로 일할 수는 있을 것이다.)

많은 세무사들이 '세무사=개업'이라고 막연히 진로를 생각한 채 근무세무사로서 자신의 세무사 커리어를 쌓아간다.
그러나 근무세무사 생활도 개업을 위한 준비과정으로서 최적의 코스인 것이지 사실상 자기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세무사들이 수습을 받는 세무사 사무실이나 영세한 회계법인에서 메인 롤(주로 거래처 관리)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세무회계 사무원이다.(이분들을 무시하는 의도는 절대 아니지만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바로 일하시는 분들도 많다.)
세무사들은 그들 옆에서 물어보면서 배운다. 물론 대표세무사가 일을 직접 알려주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반면 많은 회계사들이 수습 혹은 근무를 하는 대형 회계법인에서 메인 롤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회계사이다. 회계사들은 회계사들한테서 배우며 또 그들과 경쟁한다. 또한 다루는 기업의 크기도 굉장히 크며 업무의 난이도도 매우 높다.

급여 수준도 당연히 차이가 난다. 회계사가 세무사보다 높다.

자신이 영업에 잘 맞지 않고
개업에는 자신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으며
자신의 능력을 진정 개발하고 싶은 세무사라면,
제발 근무세무사는 하지 않기를 바란다.

진정 인생의 시간 낭비다.(물론 개업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근무세무사 생활은 분명 도움이 된다.)

제발 '세무사=개업'이라는 공식은 버려라. 필자도 인정한다. 세무사는 개업이 꽃인 직업이라고...
그러나 세무사 개업 환경이 많이 악화되었고 자격증이란 것이 결코 성공을 보장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가까운 예로 변호사들을 보면 된다.
특히나 강제 개업을 해야되는 나이가 아닌 20대~30대에 있는 세무사들은 큰 곳(대기업이나 대형 회계법인)이나 유사 직역군(금융권 등), 아니면
세무공무원 등을 하면서 경험도 쌓고 돈도 어느 정도 벌어서 개업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세무사 업을 통해서 성공을 하는 것은 요새 결코 쉽지 않다. 물론 생계형 세무사(개업해서 소소히 먹고 사는...)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물론 생계형 세무사라고 결코 무시할 건 아니다. 요새 대기업 나오면 뭐 먹고 사나? 치킨집 해야 된다는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세무사 자격증은 이렇게 개인의 라이프에서 든든한 무형자산, 즉 보험이 된다.

직장을 다녀도 세무사 자격증이 있으면 이직하기가 매우 수월하며 직장에서 언제 나와도 세무사 자격증은 단순히 치킨집 이상의 선택지를 준다.
여러 선택지를 준다는 것. 현 시점에서 세무사 자격증의 가치는 그런 데에 있다.

세무사 업을 해서 돈을 많이 번다? 그러한 부분에선 필자는 회의적이다.(물론 어디서든 될놈될... 돈 많이 버는 세무사님들은 있다.)

다시 한 번 정리한다. 근무세무사가 하는 일은 수습세무사가 하는 일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며 그 수준 자체도 세무회계 사무원이 하는 일의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개업할거면 하고 그럴 생각이 확고하지 않은 세무사라면 차라리 최대한 빨리 대기업 등에 들어가서 돈도 벌고 여러가지 경험을 쌓아라.(필자는 공기업에도 있어봤지만 안정성이 삶의 목적이 아닌 이상은 비추이다.)

개업은 세무사로서 취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이며 굳이 그 카드를 쓰기 위해 개업이 자신의 적성에 맞나 계속 고민하며 인생을 낭비하지 말자.(혹여나 누가 거래처를 공짜로 준다고 하면 모를까?)

* 필자는 2015년도 세무사 합격자임을 미리 밝혀둔다.

 

세무사를 합격하고 나서 보통은 수습세무사의 길을 걸어가게 된다.

물론 간혹 수습을 받지 않고 대기업 등에 바로 들어가거나 세무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세무사 합격을 하게 되면(합격의 기쁨은 정말 잠시이다.) 보통은 정신이 없어 다수가 하는 대로 따라 가게 된다.

 

금융 설명회에 참석해서

1. 마이너스 통장(일명 마통)을 개설하게 되고

 

세무사회에서 1달여간 진행하는

2. 집체 교육에 참석한다.

 

그리고 보통 집체 교육 전후로

3. 수습처를 구해서 6개월간의 노예 생활을 기약한다.

 

합격자들은 세무사=개업이라는 틀에 박힌 공식에 사로잡혀 6개월짜리 노예 생활에 자연스럽게 입문하게 된다.
(20대~30대의 세무사 합격생이라면 개업이라는 진로 이외에도 다양한 선택지들이 있기 때문에 수습 생활을 꼭 하지 않아도 됨)

 

수습세무사 생활이 왜 노예 생활이냐면

1. 보통은 11월~12월 중에 세무법인(구멍가게) 혹은 회계법인(회계사들이 들어가서 일하는 로컬 수준이 아닌 구멍가게 회계법인)에 들어가 1월~6월(세무 신고로 가장 바쁜 기간)까지 일을 하게 되는데 일은 정말 박터지게 하면서(초과수당 없는 야근은 당연)

 

2. 급여는 월 100만원 내외로 받게 된다.

 

3. 세무법인이나 회계법인에 있는 직원들에게 갖은 무시를 당하는 것은 덤이다.

 

세무사 합격을 했으면 주위에서는 좋게 본다. 하지만 보통은 수습세무사로서 사회 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에 경제 수준은 정말 처참하다.

 

필자는 SKY 졸업에 세무사를 합격하고도 수습세무사 생활을 하면서 세후 77만 6천의 급여(급여도 아닌 것이 노동법의 사각지대인 프리랜서 사업소득으로 신고됨)를 받으면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그래서 오히려 일을 하면 할수록 빚을 지는 상황이 되었다.(가령 영업을 해야하는데 회사에서 차량 지원을 안 함→ 자력으로 구입해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 마통으로 구입)

 

수습 시절 배우는(사실 세무사가 세무법인에 들어가서 보통 배우는) 일이란 보통은 거래처를 관리하면서 발생하는 다음과 같은 일들이다. 
1. 기장대리(장부작성 및 결산)
2. 세무신고(원천세, 부가세, 개인사업자: 소득세, 법인사업자: 법인세)
3. 사대보험(원래는 노무사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용역업계의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이름이 아쉽지 않게 돈도 안되는데 세무사들이 하는 일이 되버렸다. 
실제 실무에서 일하다 보면 내가 세무사인지 노무사인지 헷갈릴 정도로 사대보험 업무가 손이 꽤나 많이 가는 일이라는 걸 느낄 것이다.)
4. 세무컨설팅(세금계산서 관련 상담이 주종을 이룸)
5. 노무 및 법무컨설팅(세무사는 물론 노무사가 아니다. 법무사도 아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이나 등기 업무 등 사업과 관련된 제반 업무를 상담하게 된다.)
6. 양도 및 증여 관련 업무(간혹 발생한다. 많지는 않다. 물론 양도나 증여를 전문으로 하는 세무법인에 들어간다면 많이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루트는 아니다.)
7. 사업자등록(기본적으로 사업자가 하는 거지만 차별화 포인트라면서 사업자 등록 업무를 대행하는 세무법인도 굉장히 많다. 
병의원전문 세무법인과 같이 기장이나 조정료 단가가 센 세무법인에서는 거진 사업자등록 업무부터 대행해준다.)

이토록 많은 일을 배우고(스스로 깨우치기도 하면서) 급여는 100만원 남짓 받게 된다. 
수습세무사 생활은 이토록 처참하다. 도대체 왜 이렇게도 처참할까?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수습이든 근세(근무세무사의 준말)든 바로 개업하는 거고 개업을 위한 훈련생(Apprentice)의 개념이기 때문에 이토록 급여가 짠거라고.. 근데 수습 받는다고 요새 개나소나 개업하기 쉬운 시대가 맞는가?(요샌 개업해도 폐업하거나 생계형 세무사 꽤 많음) 그건 절대로 아닐 것이다. 
요새는 많이 변했다. 수습→ 근무세무사→ 개업, 이런 루트가 쉽지 않다.
수습세무사들은 개업을 위한 훈련생이 아니라 정당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근로자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 수습급여가 정상화될 수 있다.

물론 개업 목표가 확고한 분들의 경우 이러한 고단한 생활을 잘 감내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개업 목표가 뚜렷하지 않고 당장의 보상을 바라는 사람(개업을 위한 훈련생이 아닌 정당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근로자의 개념)이라면 수습 시절이 굉장히 견디기 어려운 시간들이 될 수 있다.(필자처럼)

* 세무사 개업의 경우 직원을 잘 만나는 것도 중요한데 수습세무사 시절부터 직장에서 친하게 지낸 직원들을 나중에 개업한 뒤에 데려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다음 편에는 근무세무사 편을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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