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15년 합격자(20대 후반 합격)로 개업 세무사는 아니다. 그러나 필자의 동기들 중 상당히 많은 수가 개업을 했다. 세무사 자격증이 개업자격증이란 말이 나오게 된 것은 세무사 자격증을 따고 난 이후의 처참한 근무 환경 때문이다.(회계사와 비교됨) 그리고 보통 그러한 근무환경을 딛고 개업세무사가 되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필자의 세무사 진로편에 있는 수습세무사/근무세무사 편 등을 보면 (힘겨운) 세무사 합격 이후에 재정적으로 얼마나 가시밭길이 펼쳐져 있는지 알 수 있다. 특히나 고학벌 세무사의 경우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회계사 또는 자격증 없이 대기업에 들어간 동기들과 비교)은 훨씬 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sky 졸업 - 세무사 테크트리를 탔는데 수습세무사/근무세무사 시절을 거치면서 우울증을 좀 앓기도 했다.
1. 최저시급도 안되는 급여를 받고 세무사 사무실 직원들에게 온갖 무시를 당하면서 수습세무사 생활을 버티고
2. 중소기업 보다 못한 연봉으로 계약하여 근무세무사 생활을 버틴다.(퇴직금이 연봉에 포함된 어처구니 없는 근로조건을 감수하면서?)
그리고선 짜잔, 개업에서 성공가도만을 이루면 좋을텐데..
결단코 녹록치 않다.
필자는 물론 개업을 당분간은 보류했지만 필자의 주위에서 제법 승승장구한다는 세무사들은 정말 목숨을 걸고 자기 사업을 영위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만큼의 절실함이 있는 사람들이었기에 (나이를 불문하고) 개업 시장에서도 빨리 자리잡은 것이다. 여유 있는 라이프를 누리기 위해서 세무사 개업을 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리를 못잡고 방황하고 있다.
즉, 세무사를 따고 개업해서 어느 정도 열심히 하면 여유 있는 라이프를 누리면서 돈도 많이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근무환경이나 특히 재정적으로) 힘든 수습세무사시절, 근무세무사 생활을 버티면 뭐하나? 개업해서 자리잡기 힘든데..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열심히.. 필자는 지금 대기업을 다니고 있고 새벽 5시까지 야근을 하는 적도 있지만 그 정도 이상으로 열심히 해야 금방 자리 잡는다고 본다.
개업해서 못먹고 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으로(거래처 100개 이상) 올라가야지 개업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여유 있게 살면 뭐하나? 돈을 잘 벌면서 여유 있게 살아야지.. 잘못하면 개업세무사는 시간만 많은 백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상 세무사 개업에만 몰두하면 안 좋은 점을 몇 가지로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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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20~30대의 젊은 세무사들은 사회 경험이나 인맥 자체도 부족하고 예전에 비해서 개업해서 돈 많이 번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시간적으로 여유 있는 라이프는 인정하나 과연 마음에도 여유가 있을까?) 수습세무사, 근무세무사..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돈도 못벌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내 동생이라면 절대 비추다. 경험은 저절로 쌓인다. 수습과 근무는 경제적 자유를 먼저 얻고 나중에 소일거리하면서 개업하고 싶을 때 아는 형, 누나 사무실 찾아가서 해라. 괜히 개업에 골몰하다가 수습세무사, 근무세무사 최악의 테크트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업무능력을 키우는 것은 차라리 대기업이 낫고 개업의 핵심은 뛰어난 사회성이다.
어차피 사회적 지능이 떨어지면(20~30대의 젊은이들) 개업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으니 차라리 높은 연봉 받으면서 사회 생활하면 돈받으면서 사회적 지능까지 키우니 일석 이조다. 수습하고 근무세무사 생활하고 하는 것은 사회적 지능이 떨어지는 20~30대 유능한 젊은이들에게는 처참한 낭비라고 보는 것이다.(물론 예외도 있으니 욕하지는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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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한 때 세무사 합격을 하고 투자 실패까지 겪으면서 2천만원 빚을 진 신세가 된 적이 있었다. 재정적 궁핍에 직면하고 극단적인 상황에서 느낀 것은 세무사 개업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직업적 미래에만 너무 골몰하다 보니 투자(부동산, 주식)같은 다른 재테크의 영역에는 집중할 시간이 부족했다. 만약 내가 세무사를 따고 바로 대기업이나 금융권(은행 등)에 들어갔다면 들어가기도 쉬웠을 것이고 더군다나 서울 아파트를 적기에 구입했다면 지금쯤 재정적 자유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을 것이다.
세무, 회계 관련 일에 계속해서 종사만 한다면 개업이라는 마지막 카드에 당장 그렇게 목매달 필요가 없다. 개업은 언제라도 하면 된다. 도대체 개업을 왜하려는 것인가? 시간적, 재정적으로 여유 있는 라이프를 누리고 싶어서 그런 것 아닌가? 세무사라는 직업은 직업 자체 만으로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에 점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 차라리 그럴 바에는 투자 공부를 해라. 개업에 몰두한 것에 대한 최대 단점은 바로 투자 공부를 소홀히 했다라는 점이다. 개업은 정말 언제라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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