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진로

세무사 진로(4) 대기업

나는 자유인이다 2019. 12. 7. 14:39

필자가 모 (하위권?) 대기업에 입사한지도 이제 100일 정도가 되었다.

 

공기업은 신입으로 입사했었지만(공기업은 사기업보다 경력 인정 잘 안해주는 경향이 있는듯) 대기업은 여태까지의 경력을 조각모음해서 경력직(대리 1년차 입사/2년차 연봉 인정)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경력직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들어오게 된 과정에 대해서 조금 말해보려고 한다.

필자는 헤드헌터를 통해서 들어오게 되었는데 공사 퇴사를 4월에 해서 9월 초에 모 대기업에 입사했다. 그런데 사실 구직 기간은 그보다 길었다. 1~2월부터 면접을 보기 시작했으니까 사실상 구직기간이 8개월 정도 된 것 같다.

 

필자가 대기업 경력직 입사에 매우 애를 먹었던건 경력 관리가 엉망으로 되었기 때문이다. 세무법인, 회계법인, 공기업 등(근무세무사를 하다가 공기업 입사하기 전 또 한 번의 이직이 있긴 했다.) 한 곳에 안착하지 못하고 방황에 방황을 계속 거듭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잦은 이직에 대해 회사의 인사담당자는 절대 곱게 보지 않았다. 서류 합격은 곧잘 되었지만 1차 면접에서 항상 고배를 마셨다. 필자가 최종 면접에 올라간 곳은 딱 2곳 밖에 없으며 그 중에 한 곳이 현재 다니는 회사이다.

 

나에게 만약 세무사 자격증이 없었다면? 절대로 회계, 세무 직군의 경력직으로 입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필자의 나이가 30초중반이니 신입으로 입사하는 것도 애매하다.

세무사 혹은 회계사 자격증은 이토록 강력하다.(물론 필자의 학벌이 나쁘지 않은 것도 어느 정도는 작용했다. 이것은 헤드헌터의 말이다.) 취업하기 어려운 시대에 잦은 이직으로 인한 디메릿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경력직을 뚫게 되었다. 이렇듯 기업을 넘나들며 근무할 수 있는게 자격증의 힘이다.

 

* 요새같이 취업하기 어려운 시대에 고학벌 vs 세무사 자격증.. 어떤 게 취업이 유리할까? 당연히 세무사 자격증이 훨씬 유리하다. 고학벌은 '이왕이면 다홍치마' 수준으로 보면 된다. 즉, 모든 지원자가 세무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했을 때 고학벌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둘이 맡붙었을 때에는 세무사 자격증이 취업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 

 

대기업에 입사하지는 100일 정도(4개월 차)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할 말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그간 느꼈던 부분을 정리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급여

필자는 하위권 대기업에 입사했고 몇 년째 적자 상태에 놓여 있는 곳에 들어왔기 때문에 성과급을 크게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올해는 흑자를 예상한다고는 하지만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성과급을 아예 배제한다고 할지라도 영끌해서(영혼까지 끌어모은다고 했을 때) - 연장수당, 명절보너스 및 각종 복지 수당 - 남자 혼자 충분히 먹고 살  정도는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2. 근무강도

세다. 필자가 세무사 합격한 이래 가장 강도있게 일한 곳이 이 곳 같다. 입사 2달 차(부가세 신고기간)에는 24일 동안 하루밖에 제대로 쉬지 못했고 신고기간이었던 주에는 새벽 3시, 4시, 5시 퇴근.. 이런 식으로 근무했다. 바빠서 찜질방에서 이틀이나 잤으면 말 다한거 아닌가?

 

3. 자기개발

분명히 도움이 된다. 회계, 세무 이슈가 굉장히 다양하다.(필자는 그러한 다양한 소재들을 이 티스토리 안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몇 년 후 회사를 나와서 개업을 하지 않고 향후 이직을 다시 한다고 해도 대기업에서의 커리어는 강력한 스프링보드가 된다.(근무세무사는 커리어를 소개할 수 있는 스토리가 비교적 빈약하다고 볼 수 있다.) 

 

4. 개업과의 연관성

개업은 사실상 영업력이다. 개업을 위해서는 근무세무사를 오랫동안 하는 게 차라리 낫다.

 

5. 인간관계

회사 생활이다. 겸손한 마음으로 내가 노력해야지 직장생활도 롱런할 수 있다. 한편 대기업 재직자들이 공기업 재직자들보다 드세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다 많은 수양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다음 5편에서는 필자가 세무/회계 법인에서 공기업 및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경험했던 중소기업(근로소득자로 근무하기도 했었고 프리랜서도 근무하기도 했었던..)에 있었던 이야기로 세무사 진로편을 마무리하고자 한다.